의류 브랜드 랄프 로렌, 멕시코 원주민 전통 의상 ‘표절’ 논란에 사과
권세희 (ksh0710@donga.com ) 기자
2022-10-23 12:35:27
멕시코 원주민의 전통 의상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랄프 로렌 제품 이미지. 트위터 캡처
미국 유명 패션 브랜드인 ‘랄프 로렌’은 자사가 내놓은 제품이 멕시코 원주민의 전통 의상과 비슷하다는 ‘표절 논란’이 일자 이에 대해 사과했다.
영국 BBC 등 외신은 베아트리스 구티에레스 멕시코 대통령 영부인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랄프 로렌이 멕시코 원주민 고유의 디자인을 베낀 제품을 판매하는 것을 지적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구티에레스 영부인은 독특한 패턴을 가진 랄프 로렌의 제품 사진을 SNS에 올리면서 “우리에게 영감을 받는 것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표절은 도덕적이지 못한 행위”라고 꼬집었다. 이어 랄프 로렌 제품에 들어간 디자인은 멕시코 중부 틀락스칼라 주 콘틀라와 북부 코아우일라 주 살티요 지역의 전통 의상이라고 덧붙였다. 멕시코 문화부도 “원본 창작물에 대한 문화적 차용(빌려서 씀)을 규탄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랄프 로렌 측은 곧바로 성명(어떤 일에 대한 입장을 발표함)을 내고 “이런 일이 발생해 유감”이라면서 “이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는 것을 알고 놀랐으며, 몇 달 전 이 사실을 인지한 뒤 곧바로 관련 제품을 거둬들이도록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제품을 판매하게 된 과정을 살피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 뼘 더] 전통문화 보호에 앞장서는 멕시코
멕시코는 자국의 전통문화를 보호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요. 자국 원주민의 전통문화를 동의 없이 사용한 의류 브랜드에 항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에요.
앞서 스페인 패션 브랜드인 ‘자라’ 등을 상대로도 멕시코 원주민의 전통 문양과 비슷한 제품을 내고 판매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바 있지요. 공식적인 절차나 보상 없이 해당 브랜드가 원주민들의 전통 디자인을 가져와 쓰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었지요. 멕시코 당국의 지적에 자라는 해당 제품을 회수(도로 거두어들임)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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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30 13:07: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