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마스크 재활용해 만든 물건… 패딩, 소파, 매트리스로 변신!
권세희 (ksh0710@donga.com ) 기자
2021-10-19 13:21:00
코로나19가 유행하면서 마스크는 우리 일상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사람들이 사용하고 버리는 마스크는 얼마나 될까?
세계에서 한 달 간 버려지는 마스크는 약 1290억 장. 마스크 생산 과정에서 나온 불량품 마스크부터 자투리 천 역시 어마어마한 쓰레기가 되어 세상에 나온다.
이처럼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폐마스크를 재창조(이미 있던 것을 고치거나 새로운 방식을 써서 새롭게 다시 만들어 냄)해 가치를 부여하는 움직임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폐마스크가 환골탈태(상태가 새롭게 바뀐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해 새롭게 만들어진 물건들을 살펴보자.
꽉꽉 채워 넣으면!
투명한 겉면 속에 마스크를 채워 만든 소파
급격히 추워진 날씨에 거리 곳곳에는 패딩을 입고 다니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최근 폐마스크를 이용해 만든 패딩이 이탈리아에서 나왔다. 이탈리아 디자이너 토비아 잠보티와 핀란드 헬싱키의 알토대에서 패션 디자인을 전공하는 알레키 사스타뫼넨이 함께 만든 폐마스크 패딩 ‘코트19’다.
바닷가에 한 번 쓰고 버려지는 마스크가 해파리보다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 잠보티는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자는 취지로 폐마스크를 재활용한 패딩을 만들어냈다. 코트19 패딩 속을 채우는 충전재(공간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채우는 재료)로 마스크를 사용했는데, 마스크가 마치 패딩 속의 솜처럼 기능하는 것.
일회용 마스크는 주로 열가소성(가열하면 쉽게 변형되고 식히면 다시 굳어지는 성질) 플라스틱인 폴리프로필렌으로 만들어지는데, 이는 상대적으로 값싼 패딩의 충전재와 같은 소재다. 잠보티는 아이슬란드의 레이캬비크 길거리에서 수거한 1500장의 하늘색 마스크를 살균 소독을 거쳐 마련했다. 이후 반투명 천에 유기농 면을 넣어 만든 패딩의 겉면 안쪽으로 마스크를 넣어 패딩을 완성했다.
잠보티는 지난 3월 코로나19로 인한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갖자는 취지로 투명한 겉면에 일회용 마스크로 속을 채운 소파를 제작하기도 했다.
꼬불꼬불, 땋아서
버려진 자투리 천으로 매트리스를 만든 디자이너 락슈미 메논. 가디언 홈페이지 캡처
소독된 자투리 천을 꼬아 매트리스를 만들고 있는 모습
잠보티는 지난 3월 코로나19로 인한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갖자는 취지로 투명한 겉면에 일회용 마스크로 속을 채운 소파를 제작하기도 했다.
일회용 마스크는 분해되는 데 약 450년이 걸린다. 마스크를 비롯해 다양한 방역용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나온 불량품이나 마스크를 만들고 남은 천 조각인 자투리 천도 지구를 오염시키는 쓰레기가 된다. 인도에서는 버려지는 자투리 천을 매트리스로 재탄생시켰다.
인도의 패션 디자이너 락슈미 메논은 인도 케랄라 주의 코로나19 치료 센터에 매트리스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코로나19의 전염성으로 인해 환자가 퇴원할 때마다 무거운 매트리스를 다시 세탁할 수 없어 기존의 매트리스를 태워야 하는 상황도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준다고 생각했고, 집이 없어 길에서 자는 어린이들을 위해서라도 매트리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아이디어는 마스크에서 얻었다. 공장에서 마스크를 만들고 남은 자투리 천을 이용해 매트리스를 제작하기로 한 것. 자투리 천을 소독하고 완전히 말려 겉면의 미세 플라스틱을 제거한 다음 천을 촘촘하게 땋아 매트리스를 만들어냈다. 마치 꽈배기 모양처럼 생긴 매트리스는 환경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경제적이다. 일반 매트리스보다 무게도 가볍고 세척이 용이하며 가격 역시 일반 매트리스의 절반 가격인 300루피(약 4700원)에 불과한 것.
메논의 아이디어는 집이 없는 어린이들에게 매트리스를 제공할 수 있게 했고, 일자리가 없는 여성들이 매트리스를 만드는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사회적으로도 긍정적인 효과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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