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금융 지식 쑥쑥… 단리, 복리 차이는?
장진희 (cjh0629@donga.com) 기자
2021-10-27 10:46:48
[본문을 읽기 전에] 기준금리가 1%를 밑도는 초저금리 시대입니다. 금리를 계산하는 방법인 단리와 복리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올해 2분기 가계부채는 1805조 9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3% 늘었다. 가계부채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자 이를 억제하기 위해 우리나라의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이 현행 0.75%인 기준금리를 추가적으로 인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시중 은행의 예금 및 적금금리가 높아지고 대출금리도 올라간다. 금리란 은행에 맡긴 돈이나 은행에서 빌린 돈에 대한 이자율을 말한다. 돈을 벌어 당장 쓰지 않고 은행에 넣어두면 금리에 따라 이자 수익이 생기고, 은행에서 돈을 빌렸다면 정해진 날짜에 맞춰 금리에 따른 이자를 갚아야 한다.
금리는 계산하는 방법에 따라 단리와 복리로 나뉜다. 단리는 내가 은행에 예금하거나 빌린 돈, 즉 원금에 대해서만 정해진 이자를 붙이는 방식이다. 복리란 원금에 이자를 붙여 늘어난 전체 금액에 대해 또 이자를 붙이는 것이다. 단리와 복리의 차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두드러진다. 단리를 적용하면 1년을 예금하든 10년을 예금하든 매년 같은 액수의 이자가 붙는다. 반면 복리를 적용하면 원금과 이자를 합친 돈인 원리금에 이자를 붙이는 방식이 반복되므로 예금 기간이 길어질수록 돈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실제로 100만 원을 연 이자율 10%의 단리로 예금하면 매년 10만원 씩 이자를 받아 2년 뒤엔 원리금이 총 120만 원이 된다. 복리를 적용하면 1년 뒤엔 100만 원의 10%에 해당하는 10만 원의 이자가 붙어 원리금이 110만 원이 되고, 2년 후에는 110만 원의 10%에 해당하는 이자인 11만 원의 이자가 붙어 원리금이 121만 원이 된다.
복리의 위력을 단적으로 분석한 사례가 있다. 미국 금융계의 전설적 투자자인 피터 린치는 복리를 적용해 고작 24달러(2만 8000원)로 미국 뉴욕의 노른자 땅인 맨해튼을 통째로 사는 방법을 제시했다. 24달러는 1600년대 네덜란드 출신 이민자가 오늘날의 맨해튼에 살고 있던 아메리카 원주민에게 땅값으로 지불했던 금액이다. 린치는 원주민이 이 돈을 연 이자율 8%의 복리로 약 360년간 불렸다면 그 돈은 30조 달러에 달한다는 계산을 내놨다.
1988년 당시 맨해튼의 땅(약 526억 달러로 추산됨)을 다 사고도 남는 천문학적인 금액이다.
독일 출신의 물리학자인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1955)은 “복리는 인류의 가장 위대한 발명”이라고 말했다. 아인슈타인은 이자율을 복리로 적용할 때 원금이 두 배로 불어나는 데 필요한 시간을 손쉽게 계산하는 방법을 고안하기도 했다. 이른바 ‘72의 법칙’으로 72를 연간 복리 이자율로 나눈 값이 원금이 두 배가 되는 기간과 같다는 내용이다. 공식으로 만들면 ‘72/연이자율=원금이 두 배로 늘어나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예를 들어 연 9%의 복리일 경우 원금이 두 배로 늘어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8년이다. 이자율이 1%라면 72년이 걸리고 2%일 땐 36년이 걸리며 4%일 때는 18년이 소요된다. 복리의 효과는 수익률, 즉 이자가 높을수록 그리고 투자 기간이 길수록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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