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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로 보는 1990년대… 뚱뚱한 모니터로 통신하고, 웹툰 대신 만화방을?

권세희 (ksh0710@donga.com ) 기자

2022-03-13 13: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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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 공식 포스터. tvN 제공

1998년을 살아가던 청춘들의 방황과 성장을 그린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가 인기다. 주인공 나희도(김태리)와 백이진(남주혁)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로 혼란인 우리나라에서 자신의 꿈과 사랑을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벅찬 일을 잘해 나감)한다. 

드라마 속 장면 곳곳에는 당시의 시대상을 알 수 있는 요소들이 녹아들어있다. 모니터 속 파란 화면을 들여다보며 서로 소통하던 ‘PC통신’과 ‘만화방’ 등이 바로 그것. 당시 우리나라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역사 속으로 사라진 PC통신


1997년 당시 PC통신을 사용하는 모습. 동아일보 자료사진

나희도가 들여다보고 있는 뚱뚱한 컴퓨터 모니터 속 화면은 파란 바탕에 하얀색 글자로 채워져 있다. 오늘날의 PC 사용 환경과 확연히 다른데, 이는 당시 ‘PC통신’을 하는 모습.

PC통신은 지금처럼 인터넷이 보편화되기 전인 1990년대 중후반 각 가정의 PC를 통신회선으로 연결해 자료를 주고받던 통신 방식을 말한다. 과거 PC통신 서비스 회사가 통신망을 설치하고 사람들이 이에 가입해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사용됐다. PC통신으로 메일을 보내고, 채팅에 참여한 것.

대표적인 PC통신 서비스 회사로는 천리안, 하이텔 등이 있었다. 2000년대 이후 초고속 인터넷이 보편화하면서 이들 기업 중 대부분은 사라졌다. 유니텔은 지금까지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최근 유니텔 측은 6월 말에 서비스가 종료된다고 밝혔다.


IMF 사태로 꿈도 ‘휘청’


임창열 경제부총리(가운데)와 이경식 한국은행 총재(오른쪽)가 국제통화기금(IMF) 미셸 캉드쉬 총재가 지켜보는 가운데 IMF와의 합의문서에 서명하고 있다

“시대는 충분히 네 꿈을 뺏을 수 있어.”

극중 백이진의 대사다. 드라마는 우리나라가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공식 요청한 지 1년 뒤를 배경으로 한다. IMF는 경제가 어려운 나라에 돈을 빌려주는 국제금융기구로 1997년 우리나라는 IMF로부터 돈을 빌려야 했을 정도로 큰 경제 위기를 맞았다.

당시 국내외에서 무리하게 빚을 내 사업을 넓힌 기업들이 돈을 갚지 못해 부도 위기에 처했다. 기업들에 돈을 빌려줬던 은행들도 마찬가지로 돈이 바닥났다. 대부분의 나라는 달러 같은 외국 돈을 비상으로 보유하고 있는데, 당시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은 크게 줄어든 반면 외국에 갚아야 할 돈은 많았던 것.

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해 구조조정(기업의 기존 사업 구조나 조직 구조를 효율적으로 개선하는 것)을 감행했고, 일자리를 잃은 가장(한 가정을 이끌어 나가는 사람)들도 크게 늘었다. 이에 각 가정이 생활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꿈을 포기하는 이들도 많았던 것이다.


웹툰 대신 ‘만화방’으로!

흥미진진한 웹툰(인터넷을 통해 연재하는 만화)을 보려면? 스마트폰을 켜 손가락만 몇 번 움직이면 된다. 오늘날엔 이렇듯 쉽게 만화를 볼 수 있지만 1990년대에는 드라마 속 나희도처럼 ‘만화방’을 직접 찾아야 했다. 드라마에서 두 주인공이 자주 마주치는 공간인 만화방은 1980년∼1990년대 전국적으로 크게 유행했다. 인기 만화책이 나오면 이를 빌려보기 위해 다른 사람과 다투는 경우도 왕왕 발생했다.

만화책을 보는 시간에 따라 비용을 지불하고, 만화책을 빌려갈 수도 있는 시스템으로 운영됐던 만화방은 2000년대 들어 급속히 줄어들었다. 인터넷이 보급되고 웹툰이 대중화되기 시작하면서 만화방 대부분이 쇠락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스물다섯스물하나 PC통신 금융위기 IM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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