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메스·샤넬 이어 나이키도 ‘리셀 금지’
권세희 (ksh0710@donga.com ) 기자
2022-10-05 13:57:17
홍콩 하버 시티에 있는 나이키 매장의 모습. 위키피디아 제공
명품 제품을 사기 위해 백화점 개장을 기다리고 있는 구매자들의 모습. 동아일보 자료사진
구하기 힘든 상품을 사서 정가보다 비싼 가격에 되파는 ‘리셀(resell)’ 시장이 커지면서 글로벌 브랜드들이 리셀을 금지하고 나섰다.
최근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나이키코리아는 리셀 목적의 구매를 금지하는 내용을 이용 약관에 추가했다. 이용 약관은 소비자가 어떤 물건을 구매하거나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맺는 계약 내용을 이른다. 나이키의 약관에 따르면 ‘나이키가 제품을 최종 소비자에게 판매하려는 유일한 목적을 가진 플랫폼이며 재판매를 위한 제품 구매는 엄격히 금지된다’고 쓰였다.
이 외에도 프랑스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코리아도 약관에 재판매 관여 금지 조항을 포함했으며, 샤넬은 제품을 구매하거나 애프터서비스(AS·상품 판매 이후 제조업자가 그 상품의 수리 등을 책임지는 일)를 받을 때 신분증을 요구하고 있다. 리셀을 막기 위한 조치다.
브랜드들이 이 같은 조치에 나선 것은 원가보다 수십 배 넘는 가격에 제품을 재판매하는 전문 업자들이 생겨나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되고, 실제로 상품을 구매하려는 일반 소비자들도 피해를 입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일각에선 브랜드들의 조치가 실효성(실제로 효과를 나타내는 성질)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용 약관 등에 리셀 금지 조항을 넣는다고 해도 상품을 구매하는 구매자가 일반 소비자인지 재판매를 목적으로 한 전문 업자인지를 명확히 가려내기 어렵기 때문. 또 리셀은 주로 개인 간의 거래로 이뤄지므로 일일이 확인하기가 어렵다는 점도 한계로 꼽힌다.
[한 뼘 더] 리셀 플랫폼에 뛰어든 기업들은?
리셀 시장이 커진 이후 국내 정보기술(IT) 대기업들도 리셀 플랫폼 투자에 적극 뛰어들었는데요. 리셀 플랫폼은 리셀을 목적으로 하는 판매자와 이를 구매하고자 하는 소비자가 보다 원활한 거래를 하기 위해 이용하는 플랫폼.
하지만 최근 글로벌 브랜드들이 리셀 금지와 관련한 조항을 약관에 넣으면서 앞으로 리셀 플랫폼 시장이 어떤 변화를 맞을지 업계의 눈과 귀가 쏠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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