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가들, 이번엔 네덜란드 공항 활주로 점거하며 시위
권세희 (ksh0710@donga.com )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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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키폴 공항의 비행기 활주로를 점거한 환경운동가들의 모습. 그린피스 제공
국제 환경운동가들이 환경오염의 주범(주된 원인)으로 꼽히는 무분별한 항공기 사용을 줄여야 한다면서 네덜란드의 한 공항의 활주로(비행장에서 비행기가 뜨거나 내릴 때에 달리는 길)를 점거(장소를 차지하여 자리를 잡음)하며 시위에 나섰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은 환경 단체 ‘그린피스’와 ‘멸종 저항’에 소속된 환경운동가 수백 명이 지난 5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있는 스키폴 공항에서 시위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활주로에서 대기하던 비행기 앞에 앉아 항공기 운항을 줄일 것을 요구했다. 공항 안팎의 환경운동가들은 ‘항공기 운행 제한’, ‘기차 사용 확대’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그들은 “우리는 사람들이 비행을 줄이고 대신 기차를 더 이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불필요한 전용기(특정한 사람만이 이용하는 비행기) 사용과 단거리 비행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시위로 항공편 운항에 차질이 빚어지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지 경찰들은 “무단으로 공항에 들어온 사람들 여러 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환경 단체들은 앞서 세계적인 명화를 훼손(못 쓰게 만듦)하는 등 과격한 방식의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시위가 이어지면서 유럽 내에서는 “기후 활동가들의 과격한 시위가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뼘 더] 환경운동가들이 네덜란드 ‘스키폴 공항’ 선택한 이유는?
스키폴 공항은 벨기에,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 국가와 연결돼 이용객이 많은 국제공항이에요. 환경운동가들은 “이곳 공항은 연간 120억㎏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어 네덜란드의 주요 탄소 배출원으로 전락(나쁜 상태에 빠짐)했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이에 스키폴 공항을 시위 장소로 정해 불필요한 전용기 등의 사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을 편 것이지요.
이런 퍼포먼스를 펼쳐야 국제 사회의 관심을 끌 수 있다는 게 환경단체들의 주장이지만, 이번 시위 장소의 경우 안전과 직결된 공항 활주로라는 점에서 부적절했다는 지적도 있어요. 스키폴 공항은 앞서 항공 산업의 탄소배출을 줄이는 목표에 찬성한다고 밝혔지만 이번 시위를 피하진 못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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