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관광객 찾은 카타르… 월드컵 특수 맞았지만 애꿎은 낙타만 혹사
김재성 (kimjs6@donga.com ) 기자
2022-11-30 13:20:23
100만 관광객 찾은 카타르… 월드컵 특수 맞았지만 애꿎은 낙타만 혹사
카타르 메사이드에서 한 일본인 관광객이 낙타를 타는 관광 체험에 참여하고 있다. 메사이드=AP뉴시스
전 세계에서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월드컵이 열리는 카타르를 찾아 카타르가 관광 특수(특별한 상황에서 발생하는 수요)를 누리고 있는 가운데 많은 관광객이 낙타 체험에 참여하며 애꿎은 낙타들만 혹사(혹독하게 일을 시킴)당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 AP통신은 “유례없는 관광객이 찾은 카타르에서 이 나라의 대표 관광 상품인 ‘낙타 체험’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지만 낙타들에겐 큰 부담을 주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한 관광지에선 축구 유니폼을 입거나 깃발을 휘감은 수백 명의 관광객이 낙타에 올라타기 위해 줄을 섰다. 조련사들은 앉아서 쉬고 있던 낙타를 억지로 일으켜 세웠고, 관광객들은 낙타와 함께 셀카를 찍기도 했다.
낙타 체험이 인기를 끌면서 현지에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업체들은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낙타 체험을 제공하는 업체에서 일하는 현지인 알리 자베르 알 알리는 “많은 돈이 들어와 감사하지만 부담감도 크다”면서 “월드컵 전에는 하루 평균 20명, 주말에는 50명 정도의 관광객이 찾았지만 지금은 하루에 1000명가량이 낙타를 타러 온다. 회사는 최근 낙타의 수를 15마리에서 60마리로 늘렸다”고 말했다.
현재 카타르 낙타들은 하루에 15∼20명, 많을 때는 40명까지도 쉬지 않고 연속으로 사람들을 태우고 있다. 25일 한 관광지에선 조련사가 낙타를 억지로 일으키자 낙타가 끙끙대며 소리를 질렀고, 이 모습을 본 호주 출신의 여성 관광객이 “낙타들이 학대당하는 것 같다”며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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