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경제킹

무안 양파 빵·완도 다시마 라면… 농가와 ‘윈윈’하는 기업은?

장진희 (cjh0629@donga.com) 기자

2022-04-25 13:36:00

기사관련 이미지
SPC그룹 관계자들이 무안 농가가 기른 양파로 만든 파리바게뜨의 빵을 선보이고 있다SPC그룹 제공

지난 3월 소비자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4.1%나 올라 최근 물가 오름세가 가팔라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기와 밀가루, 식용유의 물가가 크게 오르며 외식 물가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3월 양파의 소비자물가는 같은 식품이지만, 1년 전에 비해 무려 50%나 크게 내렸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외식 인구가 줄면서 양파의 소비가 감소했고 재고(창고에 있는 물건)가 쌓이면서 가격이 폭락(물건의 값 등이 크게 떨어짐)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포켓몬 빵을 재출시해 관심을 끄는 SPC그룹은 양파의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가(농사를 본업으로 하는 사람의 집)를 돕기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SPC그룹의 계열사인 파리바게뜨에서 무안(전남 무안군) 양파를 활용한 제품 6종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 기업의 입장에서는 질 좋은 양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고, 농가는 양파의 판로(상품이 팔리는 방면이나 길)를 확보할 수 있게 되어 ‘상생(서로 북돋우며 다 같이 잘 살아감)’ 전략으로 꼽힌다. 농가와 ‘윈윈’(모두가 득을 보는 것) 전략을 실천하는 기업의 사례를 살펴보자.

 

 

아삭아삭 무안 양파가 듬뿍

 

우리나라의 대표적 양파 산지(생산되어 나오는 곳) 가운데 하나인 전남 무안군. 코로나19 여파로 양파 가격이 크게 떨어진 가운데 햇양파 수확 시기를 맞이한 무안의 농가는 경제적 피해를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소식을 접한 종합식품기업인 SPC그룹은 무안 양파 농가를 돕기 위해 협약을 체결하고, 무안의 양파를 활용한 제품을 출시했다.

 

서해안에서 불어오는 해풍을 맞고 자라는 무안 양파는 식감이 아삭하고 향이 진한 것이 특징이다. SPC그룹은 무안의 양파를 활용한 빵 메뉴인 ‘양파꽃이 피었습니다’ ‘양파치즈브레드’ 등을 최근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에서 선보이기 시작해 주목을 받았다. 무안 양파를 활용한 메뉴는 총 6종이다.

 

한편 SPC그룹은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부터 판로 확보 등에 어려움을 겪는 농가의 농작물을 소비하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충남 논산시의 딸기 농가, 제주 구좌읍의 당근 농가, 강원 평창군의 감자 농가와 협업한 바 있다.

 

 

다시마를 2장 넣어 판매 중인 오뚜기의 ‘오동통면’. 오뚜기 제공

 

 

파격 결정에 소비자 관심↑

 

다시마는 특유의 깊고 진한 감칠맛을 내는 식재료다. 국내 식품기업인 오뚜기는 지난 2020년부터 다시마 1장을 통째로 넣던 기존의 라면 제품인 ‘오동통면’에 다시마를 2장씩 넣어 판매 중이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전남 완도군의 다시마 농가가 재고를 처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자 오뚜기는 다시마를 2장 넣은 오동통면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농가를 돕기 위해 다시마 2장을 넣은 라면을 출시해달라는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반응은 뜨거웠다. 오뚜기의 자사몰인 ‘오뚜기몰’에서 다시마를 2장 넣은 오동통면이 빠른 속도로 팔려나간 것. 오뚜기가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한정판으로 기획했던 다시마 2장 넣은 오동통면은 소비자들의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정식 출시되고 있다. 다시마 농가를 격려하기 위해 시작했던 프로젝트가 기업의 매출 향상으로까지 이어지며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농심 ‘수미칩’의 원재료인 수미감자를 재배 중인 모습. 농심 제공

 

 

청년농부 도와 바삭한 감자칩 생산

 

농심의 수미칩은 100% 국산 감자를 사용해 만드는 감자칩 과자다. 수미칩에서 ‘수미’는 감자의 품종 가운데 하나를 일컫는다. 수미감자는 알이 작고 단단하면서도 고유의 단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농침 수미칩은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수미감자만을 가공해 만들어져 2010년 출시 당시부터 주목을 받았다.

 

농심은 청년 농부가 기른 수미감자를 제품 생산에 활용하는 프로젝트를 수년째 진행 중이다. 농심이 수미감자를 재배하는 청년 농부가 파종(논밭에 씨를 뿌림)을 하고 감자를 재배·수확하여 판매하는 모든 과정에 걸쳐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청년 농부의 안정적인 농업활동을 돕는 한편 농심은 품질이 뛰어난 감자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

 

농심은 지난달 농림축산식품부 아래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과 10명의 수미감자 재배 청년 농부를 선정해 농사의 모든 과정에 대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댓글0 댓글 달기

많이 본 뉴스

경제킹 추천 뉴스

  • 원픽 뉴스

    ‘챗 GPT 아버지’ 샘 올트먼, 마이크로소프트로 거취 옮긴다

    ‘오픈AI’의 CEO였던 샘 올트먼이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에 합류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타임 홈페이지 캡처미국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오픈AI’의 최고경영자(CEO)였던 샘 올트먼이 마이크로소프트(MS)에 몸담게 되었어요. 2015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이 공동 설립한 오픈AI는 AI 채팅 로봇 ‘챗GPT’를 탄생시킨 회사. 올트먼은 ‘챗GPT의 아버지’로 불렸지요.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올트먼과 동료들이 MS에서 새로운 AI 연구팀을 이끌게 된다는 소식을 전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그들의 성공에 아낌없이 지원할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최근 오픈AI 이사회(회사의 업무 집행에 관한 의사를 결정하는 기관)는 올트먼을 해임(지위나 맡은 임무를 그만두게 함)하기로 최종 결정했어요. 이사회는 “소통에 솔직하지 않아 일관성이 없는 모습을 보여, 회사를 이끌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의문이 생긴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하지만 일각에서는 AI 윤리에 대한 올트먼과 이사회 사이의 갈등이 진짜 이유일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됐어요. 올트먼은 공격적으로 AI를 개발하자고 주장했던 반면, 일부 이사회 구성원들은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말해 의견이 상충(맞지 아니하고 서로 어긋남)되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지요.미국 경제전문지 타임 등 외신에 따르면 올트먼이 MS로 거취를 옮긴 데에는 MS가 오픈AI에 지금까지 약 130억 달러(우리돈 약 16조 7000억 원)를 투자하고 AI 실행을 위한 컴퓨터 작업에 큰 도움을 주었던 것이 배경으로 지목됩니다.

  • 원픽 뉴스

    오르는 물가에 끼니는 ‘라면’으로… 전 세계 라면 소비 급증

    오사카 컵라면 박물관에 전시돼 있는 다양한 컵라면의 모습. 가디언 홈페이지 캡처   세계적인 물가 상승의 영향으로 생활비를 아끼려는 사람들이 라면을 즐겨 찾고 있어요. 지난해 세계 50여 개국에서 끓여먹은 라면의 소비량은 역대 최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지요.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 세계적으로 높은 물가에 라면을 먹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어요. 일본 오사카에 있는 세계 인스턴트면 협회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50여 개 나라 사람들은 역대 최다인 1212억 그릇의 라면을 끓여 먹었어요. 세계 라면 소비량을 살펴보면 지난해 가장 많은 라면을 먹은 국가는 중국. 인도네시아와 인도가 차례로 뒤를 이었어요. 가디언은 세계 라면 소비량 3위에 인도가 오른 점에 주목했어요. 과거 라면을 즐겨 먹지 않던 나라들에서도 라면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지요. 멕시코의 라면 수요는 지난 2021년 17.2% 증가했으며 코로나19 팬데믹이 사실상 끝난 지난해에도 11% 성장했다고 알려져요. 미국에서도 생계비 부담을 덜기 위해 인스턴트 라면을 먹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해요. 라면은 코로나19 팬데믹과 치솟는 물가의 여파로 세계적인 음식으로 거듭나고 있어요. 라면 회사들은 세계 각국의 현지 입맛을 공략하는 제품을 발 빠르게 내놓고 있지요. 전문가들은 젊은 인구가 많은 인도와 아프리카 국가 등을 중심으로 라면 시장이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어요. 한편, 라면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한국 라면도 해외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어요. 지난 20일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한국의 라면 수출액은 사상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섰지요.  [한 뼘 더] 우리나라의 라면 소비량은 세계 8위 세계 인스턴트면 협회 집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라면 소비량은 세계 8위인 것으로 드러났어요. 베트남과 일본이 각각 4위와 5위로 선두권에 들었으며 미국과 필리핀이 6위와 7위를 차지했습니다.

  • 원픽 뉴스

    K팝 기후 활동가 이다연, 영국 BBC ‘올해의 여성 100인’에 선정

    케이팝포플래닛을 설립한 이다연 씨의 모습. BBC 홈페이지 캡처 K팝 기후 활동가이자 기후 활동 단체 ‘케이팝포플래닛(Kpop4planet)’을 세운 이다연 씨가 영국 BBC가 선정한 ‘올해의 여성 100인’에 이름을 올렸어요. BBC는 매년 많은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준 여성들을 선정해 발표하고 있지요. BBC는 21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이다연은 케이팝포플래닛을 통해 기후 위기에 맞서도록 전 세계 K팝 팬들을 모으고 있다”면서 “2021년 설립된 이 단체는 한국 최대 엔터테인먼트 레이블에 기후 대응과 재생 가능한 에너지를 사용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어요. 올해 이 명단에 포함된 한국인은 이 씨가 유일해서 더욱 주목받아요. ‘케이팝포플래닛’은 전 세계 K팝 팬들과 함께 기후 대응을 실천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 수많은 음반이 불필요하게 많이 생산되고 버려지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요. 음반이나 팬클럽 굿즈 등은 플라스틱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아 지구 환경에 좋지 않은 영향을 주기에 이런 물건의 제작을 최소화하고, 디지털 플랫폼 앨범 등을 만드는 방식으로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 이 씨는 “우리는 변화를 이룰 때까지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기후 위기에 맞서 싸우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해서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어요. [한 뼘 더] 올해의 여성 100인에 선정된 다른 여성들은? ‘올해의 여성 100인’ 명단에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도 포함됐어요. 미셸 오바마는 전 세계 여자 청소년들의 교육 보장을 위해 힘쓰는 ‘소녀들의 기회 동맹’를 창설했어요. 이 외에 올해 여자 발롱도르(프랑스 잡지 ‘프랑스 풋볼’이 매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축구 선수를 선정해 주는 상) 수상자인 스페인 여자 축구선수 아이티나 본마티, 반인도주의 범죄 피해자 등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레바논계 영국 국제 인권 변호사 아말 클루니도 이름을 올렸답니다.

  • 원픽 뉴스

    일론 머스크, 또 ‘깜짝 상품’ 판매… 향수 출시해 큰 인기

    일론 머스크가 내놓은 향수 ‘번트 헤어’의 제품 이미지. 일론 머스크 트위터 캡처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테슬라의 자회사(모회사의 지배를 받는 회사) 보링컴퍼니를 통해 ‘번트 헤어(Burnt Hair)’라는 남성용 향수를 출시했는데, 약 일주일 만에 3만개가 모두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머스크는 종종 ‘깜짝 상품’을 내놓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홍보하며 판매한다. 머스크는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를 통해 ‘지상 최고의 향수’라는 문구와 함께 번트 헤어 향수를 구매할 수 있는 보링컴퍼니의 판매 사이트 주소를 올렸다. 아울러 트위터 소개란을 ‘향수 판매원’으로 바꾸며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섰다. 머스크는 향수 판매를 시작한 지 하루도 되지 않아 100만 달러(약 14억3000만 원)의 판매 수익을 올렸다고 밝혔다. 번트 헤어의 가격은 1병당 100달러(약 14만3000원)이며 가상화폐(사이버상으로만 거래되는 전자화폐의 일종)인 도지코인으로도 구매할 수 있다. 향수는 한정판으로 총 3만개만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기준 향수는 모두 팔려 품절 상태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은 머스크가 향수 사업에 뛰어든 이유에 대해 트위터를 인수(물건이나 권리를 건네받음)하기 위한 자금을 얻으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인수하겠다고 밝히고 트위터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머스크는 트위터에 향수 홍보 글을 올리며 우스갯소리로 “트위터를 인수할 수 있도록 나의 향수를 사 달라”고 밝힌 바 있다. [한 뼘 더] ‘깜짝 상품’ 판매하는 머스크! 테슬라를 비롯해 민간우주업체 스페이스X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을 이끌며 세계 최고 1위 부자 자리에 있는 머스크는 이번에 내놓은 향수 외에도 이색 상품들을 내놓고 깜짝 판매하는 걸로 유명해요. ‘테슬라 쇼트 쇼츠’라는 반바지를 판매하기도 했고, 화염 방사기를 개당 500달러(약 71만5000원)에 판매해 1000만 달러(약 143억 원)의 높은 수익을 거두기도 했답니다.

  • 원픽 뉴스

    “할인할 때 사자!” 미국 ‘블랙 프라이데이’ 온라인 매출 사상 최대치

    블랙 프라이데이 시즌을 맞아 미국 뉴욕의 한 매장을 찾은 소비자들의 모습. CNBC 홈페이지 캡처 미국에서 가장 큰 폭으로 세일하는 시즌인 ‘블랙 프라이데이(Black Friday)’의 올해 온라인 매출이 최대치를 기록했어요. 블랙 프라이데이는 미국의 추수감사절(매년 11월 넷째 목요일) 다음날인 금요일로, 1년 중 가장 세일을 많이 하는 시즌이 시작되는 날을 말해요. ‘블랙 프라이데이’를 우리말로 하면 ‘검은 금요일’인데 이는 수입이 지출보다 많아 이익이 생기는 ‘흑자’를 표시할 때 주로 흑색 잉크를 쓴다는 점에서 유래했어요. 이 시기 많은 소비자가 상품을 구매하면서 상인들이 흑자를 보는 경우가 많지요. 미국 CNBC 등 외신은 “어도비 애널리틱스(Adobe Analytics)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블랙 프라이데이로 미국 온라인 매출이 약 98억 달러(약 12조 7890억 원)를 기록했으며, 이는 1년 전보다 7.5%로 증가한 실적이자 사상 최고치다”라고 최근 보도했어요. 최근 세계적으로 물가가 오르는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이 평소보다 큰 할인을 하는 블랙 프라이데이를 기다렸다가 이 시기에 맞춰 지갑을 열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와요.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블랙 프라이데이에 많이 팔린 품목은 스마트워치, 텔레비전 등과 같은 전자제품. 이런 제품들의 할인율이 높아 보다 많은 소비자가 선택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와요. 미국의 경제전문 블룸버그통신은 “고물가에 높은 금리(빌려준 돈이나 예금에 붙는 이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 블랙 프라이데이의 매출 기록은 미국의 소비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긍정적인 신호”라고 분석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