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경제킹

토마토 없는 작은 피자?

이선행 (opusno1@donga.com) 기자

2023-08-08 09:14:32

피자의 이유 있는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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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작은 도미노피자’를 조리하고 있는 직원의 모습. 로이터통신 홈페이지 캡처 

 

 

한 아름(두 팔을 둥글게 모아서 만든 둘레)이 넘는, 커다란 원 모양 빵 위에 감자, 베이컨, 옥수수 등 기호(즐기고 좋아함)에 맞는 다양한 재료가 어우러지는 음식, 피자. 흔히 여럿이 함께 먹는 음식으로 여겨졌던 피자가 최근 몸집을 줄이고 있다는 소식이 세계 곳곳에서 전해지고 있어요.

 

크기뿐 아니라 피자에 올리는 토핑도 바뀌어 앞으로 먹게 될 피자는 지금과 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지요.

 

피자가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원래의 모양이나 형태를 바꿈)하고 있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는데….


고물가·고령화 버티기 위한 생존전략

 

 

최근 영국 로이터통신은 글로벌 패스트푸드업체들의 고물가 생존 전략을 분석하며 ‘세계에서 가장 작은 도미노피자’를 소개했습니다. 인도에서 파는 한 피자의 지름은 약 18㎝로, 어린이들의 필통 속에 있는 15㎝ 자의 길이를 조금 넘는 정도예요. 가격은 49루피, 우리 돈으로 약 750원입니다.

 

인도에서 1816개의 도미노피자 매장을 운영하는 사미르 케타르팔은 “미국 다음으로 도미노피자가 가장 많은 나라에서 ‘역사적인 인플레이션’에 맞서 싸우는 대책 중 일부”라고 출시(상품이 나옴) 이유를 설명하며 “지난해 12월부터는 피자의 포장 방법을 바꾸어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어요.


1∼2인분의 작은 P(퍼스널) 사이즈 피자를 파는 ‘스트로베리 콘즈’. 스트로베리 콘즈 홈페이지 캡처
 

일본 경제 일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피자 배달 업체 ‘스트로베리 콘즈’가 내놓은 퍼스널(P) 사이즈 피자를 소개했어요. 지름 약 22.5㎝ 정도의 1∼2인분 피자는 현재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지요. 신문은 “고령화로 소식(적게 먹음)하는 사람이 늘면서 양도 적고 혼자서 다 먹을 수 있는 이 피자를 더 많은 사람들이 찾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온난화가 피자에 줄 영향?

 


가공용 토마토 품종 중 하나인 ‘산 마르지노 토마토’.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홈페이지 캡처

 

찌는 듯한 더위는 피자 속 주요 재료인 토마토의 생산량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요.

덴마크 오르후스대학교 연구진 등이 포함된 연구팀이 국제학술지 네이처푸드에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악의 경우 2100년까지 가공용 토마토의 수확량이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어요. 가공용 토마토는 피자 소스뿐 아니라 케첩이나 스파게티 소스, 주스 등 다양한 제품을 만드는 데 쓰이지요. 이는 세계 3대 토마토 생산국인 이탈리아, 중국, 미국의 기온이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데 따른 것. 온도가 따뜻해지면 식물이 자라는 속도가 빨라지면서 열매가 숙성하는 시간이 짧아져 수확량이 줄어들지요.
 


필리핀에서 즐겨 먹는 적양파. 필리핀 일간 필리핀스타 홈페이지 캡처 


토마토소스를 만드는 데 쓰이는 양파의 가격이 닭고기의 가격을 역전한 나라도 있었어요. 미국 공영방송 라디오 NPR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필리핀의 양파 가격은 1파운드(약 454g)당 550페소(약 1만2900원). 이는 닭고기 한 마리(3.99달러(약 5210원))보다 비싼 가격입니다.

필리핀에서 양파는 거의 모든 요리에 들어가는 중요한 식재료예요. 하지만 인플레이션(물가가 오름)과 기후 변화로 전 국가적인 ‘양파 부족 사태’를 겪게 되면서 가격이 오른 것. 세계은행 동아시아 및 태평양지부 수석 보좌관 마릴린 몬테마요르는 치솟은 양파 가격을 두고 “금과 같다”고 표현했습니다.

 

피자 인도 일본 토마토 양파 고물가 고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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