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경제킹

루이비통·구찌 레스토랑 인기… 브랜드의 역사를 먹고 마신다

장진희 (cjh0629@donga.com) 기자

2022-05-19 15: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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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청담동 루이비통 메종 서울 4층에 위치한 레스토랑인 ‘피에르 상 앳 루이비통’ 전경루이비통 제공

​고가의 가방과 신발 같은 패션 제품을 선보이는 해외 명품 브랜드가 최근 우리나라에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 중이다. 루이비통과 구찌를 비롯한 세계적 명품 브랜드는 국내에 레스토랑과 카페를 열어 고객의 스타일은 물론이고 입맛까지 사로잡겠다는 계획이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인 카카오톡의 온라인 쇼핑 기능인 ‘선물하기’에 입점하는 명품 브랜드도 늘고 있다. ​

 


먹고 마시며 즐기는 명품 브랜드
 

프랑스의 명품 브랜드인 루이비통은 지난 4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약 한달 간 서울 청담동의 루이비통 메종 서울 4층에서 팝업(임시) 레스토랑을 연다. 예약제로 운영되는 이번 팝업 레스토랑의 전 좌석은 단 5분 만에 모두 마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루이비통의 플래그십 스토어(대표 매장)인 메종 서울은 미국 출신의 유명 건축가인 프랭크 게리가 설계했다. 이 건물 4층에 마련된 레스토랑에서 방문객은 음식을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루이비통의 역사와 정체성을 엿보는 특별한 체험을 하게 된다.


1850년대 프랑스의 디자이너 루이 비통은 자신의 이름을 내건 여행용 가방 제작회사인 루이비통을 세웠다. 루이비통은 당시 여행을 다닐 수 있었던 계층인 상류층을 대상으로 견고한 사각형 모양의 가방을 만들어 팔아 성공을 거뒀다. 루이비통의 역사를 시작시킨 여행용 가방을 쌓아 올려 제작한 조형물을 메종 서울 레스토랑에서 감상할 수 있다. 꽃을 형상화해 만든 루이비통의 마스코트인 ‘비비엔’ 조각상도 입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서울 이태원동 구찌 가옥 6층에 있는 구찌 레스토랑의 전경. 구찌 오스테리아 홈페이지 캡처




구찌 버거
는 대체 무슨 맛?


이탈리아에서 태생해 지난해 100주년을 맞은 브랜드인 구찌도 서울 이태원동 플래그십 스토어인 구찌 가옥 6층에 ‘구찌 오스테리아 다 마시모 보투라’라는 이름으로 지난 3월 레스토랑의 문을 열었다. 구찌는 이탈리아,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4번째로 한국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것. 구찌 오스테리아의 대표 메뉴는 일명 ‘구찌 버거’라 불리는 에밀리아 버거다. 패스트푸드 점에서만 볼 수 있는 줄 알았던 메뉴를 명품 브랜드의 레스토랑에서 만나는 것이 신선하다는 반응을 얻는다.


해외 명품 브랜드가 식음료 매장을 선보이는 것은 고객들의 삶의 전반에 다양한 방식으로 침투(깊이 스며들어 퍼짐)하려는 시도다. 카페나 레스토랑 이용료는 명품 브랜드의 가방이나 신발을 구매할 때 드는 비용보다 상대적으로 낮다. 잠재적 고객인 젊은 세대가 찾아오도록 해 이들이 명품 브랜드가 선보이는 이색적 경험을 통해 브랜드를 친숙하게 느끼게 하려는 의도다.


또 카페나 레스토랑을 찾는 고객이 브랜드의 로고가 새겨진 식기와 인테리어 제품을 촬영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면 브랜드가 저절로 홍보되는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인 ‘불가리’의 입점을 알리는 소개글. 카카오 제공




젊은 세대 눈높이
에 맞게


사용자가 4500만 명이 넘는 ‘국민 스마트폰 앱’인 카카오톡에는 ‘선물하기’ 기능이 있어 이용자들끼리 모바일로 선물을 주고받을 수 있다. 최근 선물하기에 고가의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명품 브랜드가 입점하고 있어 주목된다.


이탈리아의 주얼리(귀금속과 보석으로 만들어진 장신구) 브랜드인 불가리는 지난달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공식 입점했다.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기 어려운 고객이 온라인을 통해 불가리의 제품을 편리하게 구매하게 하는 등 고객과 더욱 가깝게 소통하기 위해서다.


카카오톡 선물하기에는 불가리를 비롯해 구찌, 프라다, 보테가베네타, 미우미우, 티파니 같은 해외 명품 브랜드가 입점했다. 온라인 구매를 선호하는 젊은 세대를 겨냥(행동의 대상으로 삼음)해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점하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명품 브랜드의 제품을 플렉스(flex·과시적으로 소비하는 행위)하는 문화가 퍼졌다. 명품 브랜드는 젊은 세대의 눈높이에 맞는 판매 전략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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