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 경제킹

자율주행 가능한 로보트럭… ‘꽉’ 막힌 물류대란 해결할 구원투수!

권세희 (ksh0710@donga.com ) 기자

2021-11-17 13: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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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인천 중구의 한 주유소에 요소수를 구입하기 위한 화물 차량들이 도로 양 옆으로 긴 줄을 서 있다. 동아일보 자료사진

꽉 막힌 도로의 자동차 안.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에 답답함이 치밀어 오른다. 세계는 지금 고속도로에 줄지어 선 자동차들처럼 정체된 물류(물품을 신속하게 원하는 장소에 보내는 경제 활동)난으로 난감한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안 좋았던 경기(경제 활동 상태)가 회복된 뒤 전 세계적으로 수출입 물량이 크게 늘었지만 이 물량을 각국이 제때 처리하지 못하면서 글로벌 물류대란이 일어난 것. 

중국에서 시작된 석탄 부족도 물류대란에 기름을 부었다. 호주와의 갈등으로 중국이 호주산 석탄을 수입하지 않기로 결정했고, 자국내 석탄 부족을 우려한 중국이 석탄에서 추출하는 ‘요소’의 수출도 제한했다. 경유 차량 운행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수’가 요소로 만들어진다. 우리나라의 경우 요소의 80%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어 요소수 부족에 따른 화물차 등의 운행 제한으로 물류대란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 등에선 화물 트럭 운전사를 구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글로벌 물류 대란을 해결해줄 해결사로 ‘로보트럭’이 주목받는다. 로보트럭은 운전자 없이도 먼 거리를 ‘쌩쌩’ 달릴 수 있는 자율 주행 트럭. 로보트럭이 무엇인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알아보자.


쉬지 않고 한 번에 쌩!


미국 자율주행 기술 스타트업 ‘오로라’의 로보트럭. 오로라 제공


중국 자율주행트럭 기업 투심플이 개발한 로보트럭. 포브스 홈페이지 캡처

운전석에 앉아 10시간이 넘는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하는 상황은 운전자에게 고통 그 자체다. 만약 운전자 없이 자율 주행을 하는 로보트럭이 상용화(일상적으로 널리 쓰임)된다면? 창고에 가득 쌓인 물건을 먼 거리까지 빠르게 배송할 수 있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최근 미국 자율주행 스타트업 ‘오로라’가 개발한 트럭들은 지난 9월부터 미국 텍사스 주의 댈러스와 휴스턴을 오가며 화물을 운송하는 시범 운행을 시작했다. 현재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운전자가 탑승하지만 2023년 말에는 운전자 없이 이동하는 로보트럭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업체 측 설명.

로보트럭은 물류 업계의 변화를 가지고 올 ‘게임 체인저(결과나 흐름의 판도를 뒤바꿔 놓을 만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물이나 제품)’로 불리고 있다. 왜일까?

빠른 운송 시간이 가장 큰 장점. 로보트럭은 무인 자율 주행 트럭이므로 운전자의 휴식 시간 등이 필요 없다. 설정된 도착지까지 멈추지 않고 달릴 수 있는 것. 운송 시간이 줄어들면서 신선도가 중요한 운송품이 상해서 버리는 상황을 최소화할 수 있어 불필요한 쓰레기도 줄일 수 있다. 아울러 미국 등에선 장거리 운전사가 부족해 인력난을 겪고 있는데, 전문가들은 로보트럭이 도입되면 운전사들이 무리한 운행 일정을 소화하는 대신 로보트럭과 물류 시스템을 관리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물류 비용, 30%↓


월마트와 가틱이 공동 개발한 로보트럭이 도로를 달리고 있는 모습. 테크크런치 홈페이지 캡처


로보트럭이 서 있는 모습. 월마트 제공

이미 식료품 배송에 로보트럭을 도입한 곳도 있다. 세계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다. 월마트는 미국 아칸소 주의 물류 시스템에 로보트럭을 활용하고 있다.

월마트는 앞서 자율주행 스타트업인 ‘가틱’과 로보트럭을 공동으로 개발해왔다. 월마트와 가틱은 식료품 등을 주문 처리센터에서 물류 창고로 운송하거나 물류 창고에서 소매점으로 운송하는 ‘미들마일(middle mile·중간단계 물류) 배송’에 이 로보트럭을 활용하고 있다. 로보트럭이 미들마일 배송에 적용돼 상용화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CNBC에 따르면 현재 아칸소 주에서 운영하는 월마트의 로보트럭들은 월마트 물류 창고와 아칸소 주 벤톤빌 지역에 있는 식료품점을 오간다. 다만 아직까지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맑은 날씨에만 운행하고 조수석에 안전 요원이 함께 탑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마트와 가틱은 “로보트럭은 물류 창고와 매장 등 정해진 경로를 반복적으로 운행하며 상품을 운송하는 데 효율적이고 안전하다”면서 “로보트럭을 활용하면 물류 비용을 3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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