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의 대체재인 빌라 수요 증가… 대체재, 보완재 차이는?
장진희 (cjh0629@donga.com) 기자
2021-09-13 13:26:27
[본문을 읽기 전에] 서울 아파트의 평균 매매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11억 원을 돌파하는 등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자 서울 지역 빌라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빌라가 아파트의 ‘대체재’이기 때문에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지요. 대체재는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치솟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7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의 평균 매매 가격은 11억930만 원으로 처음으로 11억 원을 돌파했다.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대체재인 빌라(다세대 주택·연립 주택)로 눈을 돌리는 사람들이 늘었다. 실제로 2021년 상반기(1~6월) 서울의 빌라 거래량은 6개월 연속으로 아파트 거래량을 추월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빌라의 매매 건수가 4522건으로 아파트 매매 건수(3010건)의 1.5배가량인 것으로도 집계됐다.
경제학에서는 A재의 가격이 올라 A재의 수요가 감소하고 대신 B재의 수요가 증가할 때 두 상품은 서로 ‘대체재’라고 정의한다. 대체재는 서로 다른 제품이지만 특성이 유사해 소비자에게 같은 정도의 만족감을 주는 상품을 말한다. 대표적인 대체재가 콜라와 사이다. 콜라와 사이다는 향과 색만 약간 다를 뿐 모두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 자주 곁들이는 탄산음료라는 점에서 특성이 유사하다. 일반적으로 콜라를 마실 땐 사이다를 마시지 않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콜라의 가격이 오르면 소비자들은 콜라 대신 비슷한 성격을 가진 상품인 사이다를 소비하게 된다. 서로 경쟁하는 관계에 있다고 해서 대체재를 ‘경쟁재’라고 부르기도 한다.
X재의 가격이 올라 X재의 수요가 감소하고, 덩달아 Y재의 수요도 감소하면 두 재화는 서로의 ‘보완재’ 관계라고 정의한다. 두 개의 제품을 따로따로 소비할 때보다 함께 소비할 때 만족감이 커지는 제품들을 일컬어 보완재라고 한다. 환상의 궁합을 자랑하는 제품들 중 보완재가 많다. 예를 들어 컵라면의 가격이 내려 수요가 증가하면 삼각김밥의 수요도 덩달아 증가한다. 반대로 컵라면 가격이 비싸져서 수요가 감소하면 삼각김밥의 수요도 줄어든다. 이때 컵라면과 삼각김밥을 보완재라고 하는 것이다.
특정 상품에 대한 수요는 다른 상품의 가격 변화에 영향을 받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S재의 가격이 올라가든 내려가든 P재의 소비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때 S재와 P재는 ‘독립재’ 관계에 있다고 말한다. 피아노와 자동차, 커피와 소금, 쌀과 설탕 등이 독립재다.
두 재화가 어떤 관계인지 파악하기 어려울 때는 교차탄력성을 구해보면 된다. 교차탄력성이란 한 재화의 가격 변화가 다른 재화의 수요량에 미치는 영향을 수치로 나타낸 것을 말한다. 교차탄력성이 0보다 크면 두 재화는 대체재 관계라고 할 수 있다. 0보다 작다면 보완재 관계다. ‘A′, B′재의 교차탄력성 = A′재 수요량 변화율 ÷ B′재 가격 변화율’의 공식을 적용하면 된다. 예를 들어 아파트의 가격이 10% 올랐을 때 빌라의 수요량이 5% 증가했다면 교차탄력성은 0.5이고, 이는 곧 두 재화가 대체재 관계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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