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속임 마케팅이 뭐니? ① 슈링크플레이션과 숨김 마케팅
황채현 (hch5726@donga.com) 기자
2023-04-19 12:05:16
○ 값은 그대로인데 양은 줄어드는 ‘슈링크플레이션’
값은 그대로 두면서 제품 크기와 무게를 줄이는 전략의 ‘슈링크플레이션’ 사례가 최근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줄어들다’라는 의미의 영어 단어 ‘슈링크(shrink)’와 물가(물건값)가 오름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친 슈링크플레이션은 2015년 영국의 경제학자 피파 맘그렌이 만든 용어. 기업은 어떤 이유로 슈링크플레이션 전략을 펼치는 걸까?
미국 소비자 권익 운동가이자 변호사인 에드거 드워스키는 브라이어스 아이스크림, 크리넥스 화장지, 켈로그 애플 잭스 시리얼 등 미국 유명 제품에서 슈링크플레이션이 발견됐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 또한 제과와 유제품에서 슈링크플레이션을 확인할 수 있다. 농심은 양파링 제품을 작년 3월 84g에서 80g으로, 서울우유는 작년 9월 비요뜨의 총용량을 143g에서 138g으로 조정했다.
슈링크플레이션의 핵심은 결국 값을 유지하면서 내용물을 줄이는 것. 기업은 왜 이 전략을 택하는 걸까? 재료값이 오르면 기업은 물건값을 올릴지 말지 고민에 빠진다. 오른 재료값으로 이전과 같은 제품을 만들기는 어려워졌는데, 그렇다고 물건값을 확 올려 버리면 소비자에게 외면 받을 수 있다. 그래서 택하는 것이 바로 슈링크플레이션과 같은 전략이다. 값은 유지해 소비자의 기대를 만족시키면서 제품의 용량을 줄여 기업의 부담도 덜어낼 수 있기 때문.
○ 기업의 ‘숨김’ 마케팅 활용법
어떤 눈속임은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기업 로고를 지우고 새로운 브랜드명을 내세우는 ‘숨김 마케팅’이다. 2017년 국내 소스 브랜드 샘표가 출시한 파스타 소스 브랜드 ‘폰타나’가 대표적. 샘표는 파스타 소스와 같은 서양 식재료 제품이 기업의 ‘간장 회사’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보고, 샘표 로고 대신 ‘폰타나’라는 이탈리아 화가의 이름을 새로운 브랜드명으로 사용했다. 숨김 마케팅은 기업에게 쉬운 도전은 아니다. 새 브랜드 이름을 앞세워 소비자의 흥미를 불러 일으키지만 정작 기존 브랜드엔 소홀해져서 영향력이 약해질 수 있기 때문. 새 브랜드의 콘셉트를 구상하고 홍보하는 일에도 힘을 쏟아야 하니 많은 돈과 시간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은 시대 흐름에 따라 변하는 소비자의 만족을 이끌기 위해 숨김 마케팅을 시도한다. 분유를 대표 상품으로 판매하는 매일유업이 왠지 고급스러운 느낌의 커피전문점 ‘폴 바셋’을 연 것도 이 때문. 매년 태어나는 아기의 수가 줄어 분유 판매량이 예전만 못하자 우유를 활용한 음료와 아이스크림을 새로운 상품으로 만들어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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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의 주재료인 마른 김의 도매가격(많은 양의 물건을 한데 묶어서 팔 때의 가격)이 처음으로 1만 원을 넘어섰어요.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업관측센터가 발표한 5월 양식관측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김밥용 김의 평균 도매가격은 한 속(100장) 당 1만89원으로, 5603원이었던 지난해 4월보다 약 80% 올랐어요. 소비자가격(소비자가 물건을 사들일 때의 가격)도 크게 올랐어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마른 김의 소비자가격은 3일 기준 10장당 1261원으로, 1012원이었던 1년 전보다 24.6% 올랐지요. 김 가격 상승은 늘어난 해외 수출 수요(어떤 물건을 사려고 하는 욕구) 때문.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한국식 김밥과 김부각 같은 간식용 김이 해외에서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우리나라 김 수출액은 1조 원을 돌파했어요. 하지만 늘어난 김 수출은 국내 김 재고 감소로 이어지고 있어요. 수산업관측센터가 추정한 지난달 김 재고량은 4900만 속으로, 지난해 같은 달(6400만 속)보다 4분의 1가량 줄었지요. 이 같은 수요와 공급(물건을 제공함)의 불균형에 김 가격이 오른 것. 마른 김과 함께 밥반찬으로 즐겨 먹는 조미김 가격도 오르는 추세예요. 조미김 제조업체들이 김 제품 가격을 올리고 있거든요. 김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조만간 김밥 가격도 오를 것으로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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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 초판본 표지 그림 경매 올라… 예상가는 8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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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6 11:4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