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세계 부동산, 한국인이 싹쓸이?
심소희 (sohi07@donga.com ) 기자
2022-03-11 14:47:14
나만의 섬부터 콘서트까지
가상 부동산에선 당장 먹고 잘 수도 없는데 대체 왜 이리 열풍일까?
가상 부동산 플랫폼마다 특정 단위로 땅을 조각내서 사고판다. 결제 수단은 주로 가상화폐. 구입한 땅에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NFT(대체 불가능한 토큰) 기술이 적용되어서 위조가 어렵고 소유권이 보장된다. '공공 거래 장부'라고도 불리는 블록체인은 온라인 거래 내역을 여러 서버에 쪼개어 보관하는 기술이다. 보안성이 높아서 가상화폐를 거래할 때도 사용된다.
구입한 땅에 건물을 지은 뒤 다시 NFT로 사고팔 수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가상 부동산이 앞으로 더욱 무궁무진하게 활용될 것으로 예상한다.
가상 부동산을 선점하려고 나선 회사도 벌써 여럿이다.
미국 가상 부동산 개발회사인 리퍼블릭렐름은 가상 부동산 플랫폼인 더샌드박스에서 땅을 사들인 뒤 그곳에 별장을 지어 '판타지 아일랜드'라고 이름 붙였다.
1곳에 1만5000달러, 한국 동으로 1800만 원으로 모두 100곳을 만들어 팔았는데, 판매 첫날 90곳이나 팔렸다.
브루노 마스, 카디 비, 에드 시런 등의 소속사인 미국 음악회사 워너 뮤직은 더샌드박스에 가상 부동산을 사서 음악 테마파크를 짓고 메타버스 콘서트를 여는 장소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상 부동산, 한국인이 싹쓸이?
메타버스 데이터 제공회사인 메타메트릭솔루션스에 따르면, 작년 세계 4대 가상 부동산 플랫폼(더샌드박스, 디센트럴랜드, 크립토복셀, 솜니옴스페이스)에서 팔린 가상 부동산의 판매 규모는 5억 달러, 한국 돈으로 무려 6000억 원이 넘었다.
가상 지구의 땅을 100제곱미터씩 나누어 사고파는 어스2에선 한국인들이 땅을 싹쓸이 중이다. 나라별로 매긴 투자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 플랫폼에서 한국인들이 가상 부동산에 쓴 총비용은 2월 7일 기준 1296만 달러, 한국 돈으로 155억 원이 넘었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사라질지도?
가상 부동산은 투기 수단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무동산은 땅이 제한되어 있으므로 희소한 가치를 인정받아 값이 매겨진다.
반면 가상세계의 부동산은 플랫폼 자체의 면적에 제한이 없어 사실상 희소성을 인정받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는 것이다.
또 가상 부동산은 게임이나 플랫폼에서의 소유권을 인정하는 것이므로, 게임이나 플랫폼 자체가 사라지면 소유권이 사라질 위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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